베트먄 토토

최근 종근당과 베트먄 토토이글로벌 라이선싱ㆍ기술이전 계약 소식을 연이어 알렸다. 두 계약의 배경과 특징에 "평범치 않다"는 평이 이어지는 한편, 신약 개발 업계는 이번 소식이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종근당은 지난 6일 노바티스(Novartis)와 계약금 8000만달러(약 1061억원), 총 계약액 13억500만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라이선싱 계약을 맺고, 'CKD-510(개발코드명)'에 대한 한국 외 개발ㆍ상업화 권리를 이전했다. CKD-510은 지난 2014년부터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을 타깃해 개발돼 왔으며, 2021년 프랑스에서 임상 1상이 완료된 바 있다. 작년 8월에는 심방세동으로 적응증을 확장시키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선이번 라이선싱 계약의 당사자가 종근당이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했다. 한 신약 개발 바이오텍 관계자는 "전통 제약사로 여겨지는 종근당이 대규모 글로벌 라이선싱이라는 성과를 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CKD-510에 대한 라이선싱이 추진되고 있었다는 점도 여태 공표된 적이 딱히 없어 이번 소식이 더욱 놀라웠다"고 말했다.

CKD-510이 개발단계상 비교적 조기에 라이선싱됐다는 사실에도 업계의 시선이 모아졌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 2상 이상의 데이터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가속되던 중, CKD-510은 임상 1상만을 마무리한 채 높은 몸값을 받은 것이 의외라는 평가다. 이에 몇몇 전문가들은 "강력한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고 있다.

한 신약 개발 바이오텍 연구원은 "빅파마(Big Pharma)들은 신약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지 않는 이상, 계약금의 규모를 크게 부르지 않는다"며 "CKD-510의 개발단계가 임상 1상인 것으로 미뤄볼 때, 기존에 진행해 둔 전임상 개념입증(Proof of ConceptㆍPoC) 시험 결과가 상당히 탄탄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그 비결이 무엇이 되었든 배경이 굉장히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베트먄 토토의 이번 기술이전 계약 또한 그 배경과 형태가 평범치 않았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베트먄 토토은지난 6일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에 'ORM-6151'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BMS는 계약금 1억달러(약 1300억원)와 추가 마일스톤을 포함해 총 1억8000만달러를 베트먄 토토에 지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계약금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부분과 로열티 계약이 미포함됐다는 사실을 들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국내 바이오텍 관계자는 "베트먄 토토의 이번 딜에서 계약금이 전체 계약 규모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었다"며 "이는 베트먄 토토과BMS의 입장에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측컨대 베트먄 토토은전체 계약의 규모를 대폭 줄이고 로열티 계약을 빼는 대신, 조기에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자 계약금 규모를 늘리는 방식을 BMS에 제안했을 수도 있다"면서 "상업화 가능성만 높다면야 BMS 입장에선 괜찮은 계약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종근당과 베트먄 토토이대규모 글로벌 딜을 체결하는 모습에 국내 바이오 벤처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한 바이오 벤처 사업개발(BD) 담당자는 "작년부터 신약 개발 비상장 바이오 벤처에 대한 벤처캐피탈(VC) 투자가 미진한 흐름을 보여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신약 개발이라는 사업모델(BM)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도 감지되던 차다"라며 "하지만 종근당과 베트먄 토토이그 와중에도 훌륭한 딜을 선보여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VC 고위 관계자나 유한책임조합원(Limited PartnerㆍLP)들은 매크로(macro)적 시장 분위기에 민감히 반응하며 투자를 집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2건의 글로벌 딜이 여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해 기대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