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혜림 기자의 약물 큐레이션(Curation)

지난 4월 품목 허가 획득 후 6개월 만에 급여 진입
혈관 내외 용혈 예방 기전으로 경쟁 약물 대비 우수성 입증

슬롯

한독의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슬롯 '엠파벨리(성분 페그세타코플란)'가 지난 1일부터 340만8625원에 급여등재됐다. 이에 더해 정부가 PNH의 사전심사 제도를 폐지하고, 일반심사로 전환하면서 슬롯 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PNH는 주로 야간에 조혈모세포의 PIGA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적혈구가 파괴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골수이형성증후군, 재생불량성빈혈 등에 비해 발병률은 낮지만, △혈전증 △신부전 △폐동맥고혈압 등 치명적인 합병증 유발로 5년 사망률 35%, 10년 사망률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엠파벨리는 국내 급여 적용된 PNH 슬롯 중 유일한 C3 단백질 표적 슬롯로, 지난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신속심사 대상(GIFT)으로 지정받고, 지난 4월 품목 허가를 받았다.

'PEGASUS' 임상 3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48주 동안 엠파벨리 슬롯군의 혈관 내 용혈 지표(LDH) 수치가 정상 수치의 1.5배 미만으로 유지됐다. 또 85%의 환자가 16주 동안 수혈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15%의 에쿨리주맙 슬롯군보다 우수성을 입증했다.

보체 슬롯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26주 동안 관찰한 3상 임상시험에서도 엠파벨리 치료군 85.7%의 헤모글로빈(Hb) 수치가 안정화됐으며, LDH 수치가 정상 수치 이하로 조절됐다.

엠파벨리는 △C5 억제제를 금기 등으로 투여할 수 없는 성인 PNH 환자 △C5 억제제를 3개월 이상 투여했지만 Hb 수치가 10.5g/dL 미만인 경우 또는 부작용 등으로 교체투여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 등 두 가지 조건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사용이 가능하다.

그동안 국내 급여 적용된 PNH 슬롯는 모두 'C5 억제제'로 혈관 외 용혈에는 효과가 없다는 한계로 인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는데, C3 단백질 표적으로 혈관 내외 용혈을 모두 예방하는 기전을 가진 엠파벨리를 통해 PNH의 치료옵션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내 PNH 슬롯에는 '솔리리스(성분 에쿨리주맙)'와 '울토미리스(성분 라불리주맙)'가있다. 두 약제의 상한금액은 각각 360만원, 559만원이다.

여기에 지난 7월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고, 8월에는 한국노바티스의 '파발타(성분 입타코판)'가 식약처 품목 허가를 받았다. 품목이 다양해진 만큼 처방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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