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바카라

우여곡절 끝에 결실을 맺은 인터넷 바카라 제도화 즉 ① 지출보고서 작성･공개･보관과 ② 의약품 판촉영업자 신고' 등으로 인터넷 바카라는 불법 리베이트 온상이라는 혐의를 벗을 수 있을까?

인터넷 바카라의 '경제적 이익 등 제공 내역에 관한 지출보고서' 제도는 올해 7월21일부터, '의약품 판촉영업자 신고 및 교육 등'은 내년(2024년) 10월19일부터 의무 시행된다.

의약업계에 관심이 있는 주변 대부분 인사들은 이들 제도에 의해 인터넷 바카라 허물이 벗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지만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시간만이 알뿐 아무도 분명하게 모른다.

정작 영업 일선 인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인터넷 바카라를 활용하고 있는 제약사들의 비교적 좋은 실적이 언론(주로 전문지)을 통해 분석･공개될 때마다 올해도 역시 여론 심판대인 댓글들이 대부분 적나라하게 비판적인 것을 보면 인터넷 바카라의 허물은 쉽게 벗겨지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들은 날마다 물밑에서 일어나는 지지고 볶는 영업활동의 속사정들을 직접 몸으로 겪어가며 꿰뚫고 있다.

히트뉴스가 근래 확보･분석한 제약사들의 제품(상품 포함) 3427품목에 대한 약가 대비 인터넷 바카라 마진율(수수료율)을 보면 평균(단순) 41.6%로 나타나고 있다.

제약사가 부담하는 인터넷 바카라 관련 비용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한국 토양에서 크게 변질된 인터넷 바카라가 제약사로부터 판촉 대가인 수수료를 받으려면, 판촉 결과가 반드시 중간 매개체인 의약품도매상에 주문으로 연결돼 배송과 세금계산서 상의 판매액(매출액) 등으로 필히 증명돼야 한다. 이와 관련된 도매상의 몫은 약 1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의 제조원가율[(기초재공품재고액＋총제조비－기말재공품재고액)÷매출액×100]은 2021년 43.1%로 나타났다.(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실제 인터넷 바카라에 판촉을 위탁한 제약사들의 수수료 부담 실태를 분석해 봤다. 인터넷 바카라 수수료는 '손익계산서 판매비와관리비' 항목에 나와 있는 '지급수수료'가 대표적이지만 제약사에 따라 판매수수료, 판촉수수료, 판매대행수수료 혹은 마케팅수수료' 등의 비목으로 조금씩 다르게 기재돼 있다.

대부분의 제품(상품 포함) 판촉활동을 인터넷 바카라에게 위탁한 것으로, 제약사 자신이 금감원DART 또는 다른 경로를 통해 직접 밝혔거나 언론들에 의해 파악되고 있는 대표적 12개 제약사들의 인터넷 바카라 수수료율(인터넷 바카라수수료÷매출액×100)은 2022년 38.7%, 2021년 37.8%로 나타났다(표 참조). 히트뉴스가 수집･분석한 3427품목의 인터넷 바카라 수수료율 41.6%에 아주 근접돼 있다.

종합하면, 인터넷 바카라 활용 제약사들은 의약품 제조원가를 거의 몽땅 다 인터넷 바카라에게 수수료로 내놓고 이것도 부족해 도매상에게 물류와 세금계산서 등을 맡기는 대가 등으로, 도합 약 50% 내외의(인터넷 바카라품목 수수료율 42%~12곳 제약사의 인터넷 바카라 지급수수료율 39%＋도매상 대행 대가 10%) 상식을 초월한 매우 높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 바카라 수수료와 관련해 기상천외의 정책도 엄존한다. 일컬어 '100대100 전략'이다. 인터넷 바카라가 판촉으로 올린 전략 품목 매출액 100%를 인터넷 바카라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고스란히 100% 되돌려 주는 전략이다. '1원짜리 낙찰은 저리가라', 1원 낙찰을 뺨칠만한 꼼수의 극치 아닌가.

이러한 현상들은 대체 무엇을 시사하는 것일까?

첫째, 불법 리베이트는 쉽사리 근절되지 않을 것임을 방증하고 있다. 제약사가 인터넷 바카라 수수료 등에 매출액 대비 50% 내외의 엄청난 비용을 쓰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 되지 않는 일로 판단된다.

치열한 영업 싸움터에서 경쟁자를 제압하기 위해 사용해야 할 새로운 무기인 신제품에 대한 연구개발비는 돈이 부족해서, 정부가 보험약가를 내리고 지원을 제대로 안 해줘 어렵다고 핑계를 대며 고작 8%(2022년 상장제약사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비율) 안팎 밖에 쓰지 않는디. 그런데 인터넷 바카라에게는 무려 연구개발비의 6배나 넘는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100대100 전략까지 있다고도 한다.

제약사들은 자신들의 제품(상품)을 구매해 팔아주는 의약품 도매상들이 '유통마진율이 너무 적어 못 살겠다'고 아우성쳐도 아랑곳하지 않고 '회사가 어려워졌다'며 인터넷 바카라수수료율에 견줘 매우 낮은 마진율조차 야금야금 내리고 있다.

제약사들이 인터넷 바카라에게 지불하고 있는 거액의 수수료는 '인터넷 바카라가 독식하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 바카라끼리도 경쟁이 치열한데 분명 수수료 높낮이에 영향을 직접 미치는 사람과 나누어 먹을 것이다"는 의문을 갖도록 하는데 충분한 액수로 보인다.

인터넷 바카라 수수료율 40% 안팎으로 높게 제공하는 것은 분명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불법 리베이트의 조장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필적 고의'란 어떤 행위로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행하는 심리를 말한다.

인터넷 바카라에게 지출보고서가 의무화돼 있고 신고제가 곧 실시되는데 불법 리베이트가 설마 조장될까 즉각 반문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 이익 등 제공 내역에 관한 지출보고서' 양식(약사법시행규칙 별지 제23호의3 서식, 2022.8.30.개정)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지출보고서는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등의 지원(임상시험, 첨단재생의료임상연구) ▷제품설명회(복수 요양기관 대상 제품설명회, 개별 요양기관 방문 제품설명회) ▷시판후 조사 ▷대금 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등 6개 항목으로만 구성돼 있다.

이는 약사법시행규칙 제44조제4항이 정하고 있는 [별표2],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 등의 범위'의 구성 항목과 동일하다.

불법 리베이트 제공 수법이 어디 지출보고서에 나와 있는 6개 항목뿐이겠는가. 눈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지출보고서 6개 항목은 물밑의 거대한 빙산(불법 리베이트)의 물밖에 나와 있는 아주 작은 일각일 뿐이다. 이것으로 불법 리베이트가 잡히겠는가? 양지로 나와 신고만 한다고 불법 리베이트가 그냥 잡힐 리 없다.

둘째, 보험약가가 아직도 먹고살기 힘들만큼 낮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점이다.

제약사가 인터넷 바카라에게 공짜 미끼인 '100대100' 전략을 구사할 수 있고, 40% 안팎에 달하는 고율의 인터넷 바카라 수수료 정책을 펼칠 수 있는 힘과 능력은 보험약가를 원천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약가가 낮아 제약사가 진짜 궁색하다면 어떻게 저런 정책적 비용을 펑펑 쓸 수 있겠는가.

불법 리베이트 온상이라는 낙인이 찍힌 인터넷 바카라의 두꺼운 허물은 지출보고서 작성 및 공개 제도와 업종 신고제만으로 벗겨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제약업계와 인터넷 바카라업계 , 정부 당국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