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서류 슬롯사이트 받아주지만, 번거롭고 복잡하게?
② 2개월 평균 30% NO '50%' 하지만 정산할 게 없다?
③ 약사회 말 다 들어주지만 짧은 데드라인?
업계도 이유는 있지만… '내 이럴 줄 알았다' 분석도

대한약사회가 제시한 '실재고 서류 슬롯사이트'이 사실상 이번주를 끝으로 종료되는 가운데,제약업계가 이를 피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약사회의 요청을 받아주는 듯 보이지만, 약국과 유통업체들의 행정부담을 크게 늘리거나 정산액이 적은 저빈도약의 보상을높이고 서류 기한을 줄이는 등 사실상 '하기 싫은 티'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입장에서는 정산 근거의 신뢰도가 낮아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앞서 보였던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슬롯사이트의 난이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제약업계 및 유통업계, 약국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9월 5일까지 이어졌던 약사회의 약가 인하 슬롯사이트 사업 과정에서 제약업계가 슬롯사이트 과정을 회피하기 위한 사례가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8월 28일 브리핑을 통해 9월 5일부터 2개월, 즉 11월 4일까지 회사 내 서류를 통해 약국 내 의약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자료를 유통업체에 해당 내용을 전달, 제약사에 슬롯사이트을 요청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하던 의약품 실물 슬롯사이트 등도 가능하지만 낱알 슬롯사이트이 어렵다는 점, 유통업체와 약국이 암묵적으로 진행하던 '2/30'(2개월 판매 평균의 30% 정산, 그 이전은 실물 슬롯사이트) 규칙을 적용하려는 사례를 요구하는 유통 등과 마찰을 빚어왔다.
11월 4일까지 서류슬롯사이트 된다고?
숨겨진 확인 절차에 업계 '분노'
유통업계와 약국 등에서는 국내 중견 제약사 C사의 사례가 약사회가 말했던 장기간 실재고 서류 슬롯사이트 문제의 '꼼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C사의 경우 올해 총 90여개의 품목이 9월 약가 인하 대상이다. 회사는 이후 9월 5일 공문을 보내 약가 인하에 따른 보상 방향을 알려왔다.
공문의 내용을 보면 영업대행조직인 H사는 자사의 품목을 판매하고 있는 영업대행조직인 C제약사와 L제약사의 경우 실재고 서류 슬롯사이트을 통해 각각 C사는9월 4일 기준 재고를 바탕으로 H사에서는 원본을 제출하게 하고, L사는 같은 날 재고를 기준으로 이른바 '2개월 30%' 규칙을 적용해 정산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중 C사의 경우 11월 4일 즉, 약사회가 첫 브리핑 당시 이야기했던 서류슬롯사이트 정산 기간을 지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유통과 약국의 실무를 감안하면 이는 오히려 슬롯사이트이 쉽지 않아지는 것이다.
이 경우를 살펴보면 먼저 약국은 ①자사의 재고를 각 제품과 함량, 포장 단위에 맞춰 기재해 유통업체로 제출한다. 유통업체는 이를 받아 ②자사가 약국에서 판매했던 재고와 수가 맞는지를 검토한다. 이후 ③해당 약국으로 찾아가 실제 그만큼의 약이 있는지를 확인해 사진을 찍어 내용을 확인하고 제약사로 제출한다. 이후 제약사가 ④그 파일을 받아 내용을 검토한 다음 정산이 가능한 품목을 검토해 이를 진행하는 구조다.
슬롯사이트 가능 일자가 길다 뿐, 결국에는 약국의 재고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검토에서 다시 반려되거나 긴 행정 처리로 인해 제품 정산 자체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매듭지어진다는 주장은 이 때문에 나온다.
국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약사회 말(서류 슬롯사이트)을 다 들어주는 것처럼 보이니 약사회는 어떻게 생각할 지 몰라도 실제로는 약국가가 결국 재고를 정리하고 완벽하게 서류를 작성하지 않으면 슬롯사이트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며 "게다가 어디서 약을 샀는지 혹은 넘겨받았는지를 확인하지 못하면 슬롯사이트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사회가 서류 슬롯사이트으로 이렇게 상황을 만들어놓았는데, 정작 그로 인한 행정적 부담은 일선 약사회와 유통이 떠안는 구조가 됐다"고 덧붙였다.
2개월 30%, 아니 50%!
근데 슬롯사이트이 '애걔'(?)
국내 상위 제약사인 B사의 경우에는 업계 평균의 약국 정산율보다 높은 2개월 판매 평균의 50%를 적용했다. 언뜻 보면 보상액이 커보이지만 약국가는 여기에 함정이 있다고 말한다. '쓰임이 적은 약'은 결국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빈도 의약품의 경우 2개월 평균 구매량의 50% 규칙을 적용하면 약국이 구매했던 금액 대비 다소 많은 돈을 정산받을 수 있다. 언뜻 보면 제약사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사정은 그렇지 않다. 이번 슬롯사이트의 특징이 자체생동이나 DMF 등록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업계 내에서 구색을 갖추는 저빈도 품목이 많다보니 실제 정산 액수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들 제품은 과거에 샀던 제품이 많다보니 서류 슬롯사이트을 신청해야 한다. B사의 경우 품목의 수도 적다보니 사실상 '겨우 이만큼'을 위해 불필요한 서류 슬롯사이트을 제출하지 않고 그냥 차액을 감수하는 경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 지역 한 약사는 "상위사의 제품 중에는 사용량 연동 인하 품목 외에 사실상 약가 인하 품목이 없다"며 이들의 경우 서류 슬롯사이트을 제시해야 하는데, 약가 인하폭이 적고 꾸준히 조제를 해야 하다보니 슬롯사이트 자체를 안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 받아줄게' 그런데?
짧은 데드라인, 사실상 슬롯사이트 포기 불러
국내 중견 제약사 K사와 상위 제약사 D사 등은 낱알을 비롯해 실재고 슬롯사이트을 다 받아준다는 계획을 세웠다.하지만 정작 날짜는 매우 짧았다. K사의 경우 이번 주 모든 서류 작업을 끝내 유통에 제시해야 하고, 그나마 사정이 나은 D사도 9월말까지로 정해졌다. 약사회가 현재 이야기하고 있는 11월 4일보다 꽤나 앞선다.
이 때문에 약국 청구 프로그램에 자신의 약국이 보유한 약을 확인할 수 있는 '마스터 시트'가 있다지만, 수가 많으니 정산 금액이 적으면 슬롯사이트을 포기하게 되고 확실히 정산을 받을 수 있는 많은 양의 약 재고를 확인하는데 약국이 집중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또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약이 약국(약사회)의 말을 들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암묵적으로 최대한 슬롯사이트을 받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같은 제약업계의 행동을 약가 인하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만으로 몰아갈 수 없다는데 있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9월 5일까지 서류 슬롯사이트을 받는다고 해도 이미 약사회가 11월 4일, 빠르면 10월 20일까지로 공표를 한 이상 향후 실재고 서류 슬롯사이트이 종료 이후에도 올 가능성이 있다. 그나마 추가 접수를 안받는 곳도 있다지만, 일반적으로 약국의 특정 의약품 구매경로가 하나의 유통업체를 통하는 것이 아닌 여러 업체를 사용하며 양도받는 사례 등도 있어 정확히 자사 의약품의 유통방향을 추론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제약사 입장에서는 제조를 맡았을 뿐 CSO가 해당 품목의 판매를 맡고 있는 상황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오히려 CSO가 밀어넣은 품목을 제약사에서 유탄처럼 맞을 수 있는 경우의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중간의 역할을 담당하는 유통업체의 업무 부담은 더욱 커진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예정된 상황에서 약국과 유통업체, 제약사 사이의 합의가 명확하게 되지 않은 이상 이런 일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회사들이 정작 약가 슬롯사이트일인 5일이 돼서야 공문을 주거나 아직까지 명확한 답변을 내리지 않은 곳도 많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최근 슬롯사이트과 정산을 두고 약국가와 유통업체간의 미묘한 관계도 관측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해당사자인 3자(제약-유통-약국)를 둘러싼 이야기는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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