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포시가 '증발'은 무엇을 남기나 ②
온라인 슬롯 중단 보고 없던 사이 이미 유통·약국 난리났다
과잉 영업 이슈에 '가재고 불용 반품' 등 가능성 지적도

국내 제약사가 최근 한국 철수를 결정한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를 두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아직 처방량이 많은 유통업계와 약국에서는 물량 온라인 슬롯을 둘러싸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회사 측에서는 정상 온라인 슬롯을 말하고 있지만, 이미 움직임이 시작된 사이 오리지널사의 온라인 슬롯 중단 보고가 당국으로 들어가지 못한 며칠간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제약업계의 과잉 경쟁으로 인해 터진 가수요 문제가 다시 파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도 나오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와 지역 약국가 등에 따르면, 현재 구하기 어려운 포시가의 물량 온라인 슬롯을 두고 오리지널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 판매사인 대웅제약에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포시가의 공급 중단 소식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이후(하단 온라인 슬롯 참고) 여러 약국가에서 나왔던 가수요 즉, 예상 대비 제품을 사들이는 상황이 며칠 간 이어졌다. 실제 국내 주요 업체들의 주문 및 판매 물량을 계산하며 불과 1개월 중 열흘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서울권 업체들 사이에서는 이미 평균 월 수요의 1.3배 수준까지 판매가 이어지면서 수급난은 여전히 가속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유통업계에 수량이 극도로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상황을 지켜보며 온라인 슬롯을 정하겠다는 곳도 상당수다. 오리지널사의 온라인 슬롯 부족이 일어날 경우 지역 내 거래 빈도가 높은 약국에 제공을 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포시가의 국내 철수 상황이 알려지던 당시부터는 유통업체 상당수도 물량을 주문할 수 없도록 주문수량을 줄이거나 재고를 품절로 돌려놓은 경우도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웅온라인 슬롯이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받은 포시가 재고를 조절해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연말이 되면 온라인 슬롯사의 '클로징 데이'가 다가오기 때문에 그 전에 재고를 확보해 둬야 하지만, 지금 재고 확보가 어렵다는 것은 물량이 없고 내보내지 않고 있는 상태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대웅제약 측은 현재 물량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전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포시가 공동판매 계약 해지 시점에 관해서는 현재 논의하고 있는 상태"라며 "포시가는 내년 상반기까지 정상 온라인 슬롯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반응과는 다르게 연말 재고를 구하려는 약업계 내의 움직임은 여전하다. 실제 국내 주요 의약사용 온라인 의약품몰에서는 해당 제품의 재고가 품절됐거나 소수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각 업체의 수량 재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의약품몰 입장에서는 재고 부족이 바로 말단 소비자인 약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더욱 크게 여겨지는 것은 그동안 약업계에서 만성적으로 제시됐던 의약품 관련 문제들이 한 번에 모두 터져나왔다는데 있다. 느슨한 온라인 슬롯 중단 보고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이어지고 있는 의약품 부족 문제가 한 번에 터진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실제 포시가의 온라인 슬롯 문제가 내부적으로 언급된 것은 지난 8일 임직원 설명회 이른바, '타운홀 미팅'에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히트뉴스 취재 결과 14일까지 온라인 슬롯 중단 보고가 들어오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휴일을 감안해도 문제가 벌어졌던 며칠 사이에 움직인 시장의 반응은 오리지널사의 보고 시점보다는 폭발적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내에서도 해당 의약품이 보고대상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오리지널사의 보고는 상황이 벌어진 이후 며칠이나 지나야 진행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웅제약도 아스트라제네카의 물량을 받아서 움직이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자체적으로 물량을 함부로 판매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 때문에 나온다. 다만 업계는 온라인 슬롯 부족이 조금은 완화된다고 하더라도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제네릭 영업으로 인한 반품 문제다. 제네릭의 수가 단일제만 100개 품목 가까이 될 만큼 양이 많고, 이미 공격적인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약국가 입장에서도 불만이다.
특히 국내 철수와 코프로모션 종료를 앞둔 두 회사가 상대적으로 반품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상황은 그동안 업계에서 고질적으로 누적됐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졌음을 알리는 하나의 '신호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약업계 관계자는 "반품 문제를 두고 원래 있었던 제약사와 약국 간의 불만을 비롯해 품목 철수에 따른 반품, 온라인 슬롯 중단 관련 느슨한 규정 등이 한 번에 모이면서 이번 포시가 사태가 더욱 큰 파장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문제가 특히 대형 품목이 단기간 안에 퇴장하면서 더욱 크게 여겨지는 이상 앞으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