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개선 알리고, 기존 이미지 지키는 소극적 '리뉴얼' 선택
이슈 터진 의약품 마케팅 방향 선례 될지 업계서 주목

지난 10일 제조 및 판매 금지 조치가 해제된 어린이용 아세트아미노펜 시럽제 '챔프(동아제약)'와 '카지노 노말(대원제약)'이 '소심한 옷 갈아입기'에 나섰다. 이미 다수의 제품이 풀리는 상태에서 자사 제품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지키면서도 제품 개선을 알려야 하는 고민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편 업계와 약국가에서는 기존 제품을 잘못 먹는 사례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이같은 고민이 하나의 선례로 남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진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과 대원제약은 각각 11일 변경점을 최소화한 '챔프시럽'과 '카지노 노말시럽'을 각각 출하했다. 먼저 챔프의 경우 기존 규격 등은 동일하게 가져가되 색상을 연한 분홍색에서 좀더 진하게 넣는 한편, 자사의 어린이용 의약품에 채용하는 판다 캐릭터인 '판디'의 얼굴 대신 몸까지 넣는 것으로 변경했다. 여기에 무색소·무보존제라는 마크를 '성분 리뉴얼'이라고 변경하는 한편, '4개월 이상 복용'이라는 내용도 함께 기재했다.

카지노 노말 역시기존 콜대원 계열의 제품군과 유사하게 카지노 노말의 파우치를 좀 더 옆으로 놓고 캐릭터의 전신을 사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제품이 채용하던 보라색 역시 좀 더 진해졌다. 기존에 판매되던 카지노 노말 제품은 하나의 큰 파우치와 함께 곰 캐릭터가 해당 제품을 들고 있는 형태였다.

챔프시럽과 카지노 노말시럽의 경우 포장을 바꾸기 전과 비교하면 달라진 형태이지만, 전후 제품을 동시에 놓지 않고서는 그 차이를 알아차리기는쉽지 않은 형태로 바뀐 셈이다.

좌측의 두 제품(위가 챔프, 아래가 카지노 노말)이 리뉴얼 전, 우측의 두 제품은 리뉴얼 후 8월 11일부터 출고 중인 제품이다.
좌측의 두 제품(위가 챔프, 아래가 카지노 노말)이 리뉴얼 전, 우측의 두 제품은 리뉴얼 후 8월 11일부터 출고 중인 제품이다.

동아카지노 노말 관계자는 "기존 (챔프시럽이) 핑크색으로 기억된다는 점을 감안해 색상을 좀 더 강하게 설정하는 한편, 그동안 소비자가 요청했던 '복용 가능연령' 그리고 '성분 변경'이라는 특징을 설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에서는 동아제약과 대원제약 두 회사의 움직임이 기존 제품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제품의 변경점을 설명하기 위한 고심이 반영된 일례가 아니냐는 평을 내놓는다. 실제 지난해 두 제품의 매출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카지노 노말이 약 46억원, 챔프가 약 44억원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적인 금액상으로는 작아 보이지만, '어린이용 일반약'이라는 한정된 시장 안의 경쟁임을 생각했을 때는 제법 큰 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2022년 기준 챔프는 전체 동일 성분 품목 중 5위(카지노 노말은 코로나19 당시 정부 재택치료 공급에 따라 출하됐으므로 실제 금액과 다소 상이함)에 기록돼 있다. 동아제약과 대원제약 두 회사 모두 해당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라인업 제품도갖고 있다는 점은 덤이다.

새로운 제품군으로 포장하기 애매한 점은 두 회사가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제품간 경쟁 추이를 어느 정도 감안하지 않았냐는 분석도 있다. 현재 시장은 광동카지노 노말의 '내린다시럽'을 시작으로 '어린이용 타이레놀 현탁액'까지 제품의 수가 많고, 이들이 공급하는 물량도 많은 상황이다.두 회사가 자칫 모든 것을 바꾸면 권토중래하면서까지 제품 출시를 앞당긴 노력이 덜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존과 완전히 동일한 포장을 사용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다. 지난 4월 챔프를 시작으로 5월 챔프 전량 회수 그리고 이어진 카지노 노말의 전량 회수 등의 이슈가 있었던 상황에서 3달 만에 조치가 해제된 만큼 달라졌다는 이미지 역시 보여줘야 하지 않았겠느냐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업계와 약국가에서는 이번 소극적 리뉴얼이 향후 카지노 노말업계의 리뉴얼 관련 이슈에도 하나의 사례로 남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회수 대상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에게는 어느 정도 혼란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한 카지노 노말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의 이슈가 터진 국내 일반의약품이 크게 없던 상황에서 이들의 리뉴얼은 향후 시장에서 제품(의 포장)을 뜯어고칠지, 그대로 밀고 나갈지 사이에서의 하나의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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