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바카라

이달 1일부터 시행된 보건복지부의 항암 병용요법 '부분가상 바카라'적용으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어느 정도 수혜를 입을지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복지부는 '요양가상 바카라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 후 이달 1일자로 시행했다. 비가상 바카라 항암 병용요법 내에 동일 적응증에 대한 가상 바카라 약제가 포함돼 있는 경우, 이들은 가상 바카라를 인정해주는 것이 골자다.

다만, 현재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세부기준안이 마련되지 않아 업계와 의료계에서는 큰 혼란이 일고 있다. 이번 고시가 항암화학요법제만 적용되는지 혹은 병용요법 내 모든 제제가 개별 가상 바카라 등재돼 있는 경우 어떤 약제에 가상 바카라 혜택을 줄 것인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렉라자+리브리반트(성분 아미반타맙)가상 바카라요법'과 '타그리소+페메트렉시드+시스플라틴/카보플라틴 가상 바카라요법'이다.

렉라자+리브리반트 요법은 고가의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의 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렉라자 단독요법이 작년 1월 동일 적응증에서 가상 바카라 등재돼 사용 중에 있음에도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시 비가상 바카라로 사용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특히, 렉라자 가상 바카라요법은 3상 임상인 'MARIPOSA' 연구를 통해 37.8개월의 중앙추적관찰 시점 타그리소 단독요법 36.7개월(95% CI : 33.4–41.0) 대비 1년 이상 연장된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을 보일 것으로 분석되면서 많은 기대를 받았다.

병용요법 중 렉라자만이라도 부분가상 바카라가 적용될 경우, 매월수백만원에 달하는 환자 부담은 절반 이상으로 줄어본격적인 처방이 가능할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심평원 세부기준이 가상 바카라 인정 약제를 '항암화학요법'으로 한정한다면 어떠한 혜택도 받을 수 없다.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도 혼란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해당 요법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약제는 개별로 사용될 시 동일 적응증에 대해 가상 바카라 적용되고 있다. 즉, 이번 부분가상 바카라가 모든 약제에 적용된다면 사실상 '완전가상 바카라'와 마찬가지 상태가 되는 것이다.

만약, 부분가상 바카라 약제 중 가장 부담이 큰 약제의 가상 바카라 혜택을 적용해준다고 해도 긍정적이다. 타그리소와 같은 표적치료제 대비 항암화학요법은 상대적으로 약제비가 저렴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렉라자 병용요법과 마찬가지로 항암화학요법만이 해당된다면, 타그리소는 비가상 바카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상 바카라 적용되는 단독요법 대비 병용요법을 사용할 동기는 확연히 줄어들게 된다.

이런 경우의 수가 난무하는 가운데 임상 현장은 쉽게 처방하지 못하고 눈치싸움 중이다.상급종합병원 종양내과A 교수는 "현재 부분가상 바카라 관련 세부고시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다들 우왕좌왕하고 있는 분위기다. 해당 병용요법의 처방은 가능하지만, 추후 약제비가 삭감될 수 있어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병원 종양내과 B 교수도 "원내 보험심사과로부터 구체적 사항을 전해들은 바 없다. 심평원에서 확실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별도로 소속 의사들에게 공지가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부분가상 바카라와 관련된 명확한 기준은내달 1일 공고될 것으로 전망된다.심평원은 암학회 등 유관학회와 제약바이오 관련 협회 등에 '항암제 병용요법 세부사항'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심평원은 전문가의견을 수렴해 내달 1일 공고를 시행할 예정으로 확인됐다.

심평원 측은 "기존항암요법과 타항암제 병용요법에 대해 세부사항 고시 적용함에 있어 임상현장의 혼선 등을 줄이고자 허가 범위 및 학회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속한 시간 내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하고자 한다"며 "적용 대상 등에 대해 '암환자에게 처방 투여하는 약제에 대한 요양가상 바카라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공고를 오는 1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